강태산은 검보다 국수를 먼저 삶았다.
정확히 말하면, 검을 삶아 먹고 싶은 심정이었다. 검수 시험 삼수. 결과표의 ‘불합격’ 글자가 눈에 밟혀서, 그는 산채를 내려와 빈 점포 계약을 했다.
보증금은 수련 때 모은 은자와 외숙모의 밀가루 자루로 메웠다. 외숙모는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.
"검은 떨어졌어도 배는 안 떨어지게 해라."
간판은 직접 썼다.
「태산국수」
글씨가 기울어 있었다. 지나는 사람들이 보고 웃었지만, 태산은 진지했다.
"웃으면 고명 하나 더 드림."
첫날 손님은 바람과 먼지뿐이었다. 그는 면을 삶아 혼자 먹었다. 생각보다 맛있었다. 두 번째로 삶아 보니 더 맛있었다. 세 번째에서야 ‘영업용’이라는 확신이 생겼다.
둘째 날, 검은 도포의 사내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. 허리에 찬 검집이 번쩍였다.
"여기…… 국수?"
"네. 뜨끈한 거, 비빔, 비 오면 칼국수. 메뉴는 짧은데 그릇은 깊습니다."
사내가 자리에 앉았다. 말없이 한 그릇을 비우더니 눈을 깜빡였다.
"이 온기…… 기혈이 도네?"
태산은 국자를 든 채 얼었다.
"그게 무슨. 저는 내공 같은 거 안 넣는데요."
"내상 때문에 단전이 막혔는데, 국수 먹고 뚫렸어. 비법인가?"
"비법은 멸치랑 다시마예요. 파는 많이, 불은 중불."
사내는 은자 세 닢을 놓고 나갔다. 문턱에서 뒤를 돌아보더니 엄지를 치켜세웠다. 그리고 해 질 녘, 도포 입은 사람이 다섯 명으로 늘어 있었다.
"여기가 그 국수?"
"검기 회복국수?"
"사장, 검법도 가르치나?"
태산은 손을 내저었다.
"저는 검수 삼수입니다. 국수만 합니다! 검법은 간판에도 없어요!"
그런데도 소문은 산 위로 날아갔다. ‘산하에서 검기를 회복하는 국수’라니. 고수들은 체면을 버리고 줄을 섰다. 어떤 이는 국수를 먹기 전에 예를 올렸고, 어떤 이는 한 젓가락에 감탄사를 세 번 냈다.
밤이 되자 태산은 카운터에 엎드렸다.
"내가…… 장사꾼이 된 건가, 의원이 된 건가."
그때 문이 열렸다. 하얀 무복의 여인이 빗방울을 털며 들어왔다. 눈썹이 곧고, 눈빛이 맑았다. 검집은 허리에 있었지만, 손에는 우산을 들고 있었다.
"한 그릇 주세요. 가장 평범한 걸로."
"평범한 게 특기예요."
여인이 웃었다. 국수를 천천히 먹더니, 조용히 말했다.
"맛있어요. 검기 같은 거 안 느껴져서 더요. 숨이 편해요."
태산이 고개를 들었다.
"그게 칭찬인가요?"
"네. 여긴 수련장이 너무 많아서요. 숨 쉴 곳이 필요했거든요. 국물이 싸움을 안 걸어서 좋아요."
그녀는 이름을 남기지 않고 나갔다. 탁자 위에는 동전과 함께 쪽지 한 장이 있었다.
「내일도 평범한 걸로. —설」
태산은 쪽지를 벽 모서리에 꽂았다. 기울어진 간판 아래, 처음으로 영업이 끝난 기분이 났다.
바깥에서 누가 외쳤다.
"사장님! 내일 새벽부터 줄 설게요! 내공 회복 세트 예약!"
태산은 국자를 들고 대답했다.
"세트는 없습니다! 국수만 있습니다!"
하지만 그의 입꼬리는, 이미 조금 올라가 있었다. 검에 떨어졌어도 국수에는 붙은 밤이었다. 그리고 ‘설’이라는 한 글자가,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.
가게 불을 끄기 전, 태산은 기울어진 간판을 손으로 받쳐 보았다. 똑바로 가면 어색할 것 같아 다시 놓았다.
"검수 삼수. 국수 일수. 내일은 이수로 가자."
벽의 쪽지가 촛불에 노랗게 물렸다. ‘설’이라는 글자가 유난히 또렷했다. 그는 국자를 씻으며 웃었다. 불합격 종이보다, 이 쪽지가 더 값져 보였다.
그는 잠시 숨을 고르고 앞을 보았다. 아직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.
그는 잠시 숨을 고르고 앞을 보았다. 아직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.
그는 잠시 숨을 고르고 앞을 보았다. 아직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.